구두이야기_코도반(Cordovan)

'코도반(CORDOVAN)'은

성장이 끝난 말 엉덩이 부분의 원피를 무두질하여 생산되는 가죽입니다.

보통의 말가죽은 구두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소가죽에 비해 매우 부드럽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단, 엉덩이 부분만은 예외적으로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하죠.

이 엉덩이 부분의 원피를 장시간 식물성 탄닌용액에 적셔 두는 과정을 거쳐

다른 피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영롱하고 속 깊은 광택을 가지는 가죽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코도반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에대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만,

이름에서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소도시'코르도바(Cordoba)'와의 관계가 추측 된다고 하네요.

코르도바는 8~15세기까지 이슬람세력의 지배하에 있었기 때문에 코도반의 제혁기술이 동방에서 전해졌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 후, 코도반은 스페인 외에도 네덜란드, 러시아 등에서 생산됩니다

‘코도반’하면 떠오르는 미국을 대표하는 슈메이커 ‘알든(Alden)’이 채용하고 있는 코도반은

'호윈 레더 컴퍼니(Horween Leather Company)'의 제품입니다만,

이 명문테너리의 창립자 역시 러시아계 사람으로 우크라이나에서 그 제혁법을 회득하여,

미국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1905년 시카고에서 호윈(Horween)을 창립할 당시는

미국에서 코도반을 생산하는 테너리의 수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2차세계대전 후 점차 코도반 구두의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1960년대 후반~ 1970년대에는 호윈을 제외하고 모든 회사가 코도반 생산을 그만두게 됩니다.

유럽에서는 그 이전에 그 제혁법 전수가 끊기고, 일본에서 생산하는 코도반은 독자 개발에 의한

다른 계통으로, 호윈은 코도반의 유럽식 제혁법을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는

유일한 존재로 볼 수 있는 거죠.

호윈의 코도반은 일본생산 제품에 비해 오일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더 부드럽고, 성형(成型)하기 쉽기 때문에 대부분이 구두 제조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참고로,코도반 생산이 가능한 테너리는 호윈을 제외하고

일본 효고현의 신키히카쿠(新喜皮革), 나가노현의 미야우치산교(宮産業)로,

현재 세계에서 총 3개의 회사만이 있습니다.

사실, 호윈도 1970년대 코도반 생산 중지를 검토했었습니다만,

오랜 파트너였던 알든의 당시 사장이 미국에서의 코도반 구두 생산 단절을우려하여

2년간 분의 가죽을 먼저 지불하는 등, 사업 철수 적극말렸다고 합니다.

현재 호윈이 생산하는 코도반 중

가장 좋은 부분은 알든만이 사용 가능하도록 되었다고 합니다.

단순히 비즈니스 관계를 초월한깊은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